Alogia (실어증) 류해욱 신부님께 드리는 헌시


갑자기 꺼져 버린 불
정지된 시간

이 세상에서 순식간에 유리되버린
낯선 타자로 누운지 삼 일

어찌된 것일까.....

행여 오지 않기를 바랬던 이
뗏목 타고 찾아와 
절망이라는 두 글자 건네 받았을 때
검은 두건 검은 도포인줄 알았읍니다

하느님,
준비됬다 믿었던 것
저의 오만이었읍니다

생명에 대한 짙은 집착
이리도 질긴 줄 비로서 알았읍니다

깊은 구렁텅이서 울부짖는 소리
당신만 들으셨읍니다

비로서 드리게 된 기도
당신이 이렇게 가르쳐 주셨읍니다

다시 머리에 기름 발라주시고
하얀 옷 입히시고 가락지 끼워 주신

아버지
저의 말과 당신 바꾸셨으니

실어증이란

침묵의 하느님

당신 문법이셨군요

-- 
Benedict Sungho Kim, PhD, LP, NCPsyA
(Licensed Psychoanaly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