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족함에 대해 감사하며 세상 안에서 소금처럼 녹아가며 사는 삶을 살자"

뉴욕 그리스도인 생활 공동체 (NYKCLC, 의장 김은애 크리스티나, 지도신부 Fr. Jim Borbely, SJ) 일일 피정이 지난 4월 24일 (일) 오전 9시 부터 오후 5시까지 뉴져지 모리스타운에 위치한 로욜라 피정의 집에서 있었다.

"공동체와 가난" 이라는 주제로 홀리 네임즈 수녀회 (Sisters of Holy Names of Jesus and Mary) 소속 박정은 소피아 수녀( 캘리포니아 Oakland Holy Names 대학 영성학 교수) 의 지도로 92명이 참석하여 잠시 일상 생활을 떠나 하나의 쉼표를 찍어 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소피아 수녀는 피정에 참석할 수 있는것도 은총이며 , 또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오전 강의를  시작했다.

가난에 대한 하나의 예로 소피아수녀는 이민자의 삶을 사는 미국내 한국인으로서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서 경험하는 가난, 1950년대의 절대 가난, 그리고 70년대 이후의 상대적인 가난과 박탈감을 경험해 본 세대들이 아직도 가난에 대한 수치심과 그로 인한 깊은 상처를 안고 살고 있는 것을 들었다. 그 상처의 치유는  우리가 그런 사건이나 행위를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 들이지 않고 역사적, 사회적 정황으로 이해할 때,  또 그 상처 속에서도 하느님은 어떤 은총으로 나와 함께 계시고 이끌어 주셨는지 깨달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가난을 살아 본 뒤 얻은 인식과 경험을  통해 영적으로 성숙해지며, 이웃의 가난을 이해하고 경험에 바탕을 둔 현실적인 도움의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우리의 가난에 대한 무감각, 가난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볼 기회가 없는 삶, 모자람과 부족함에 대한 두려움을 채우기 위해 소비성이 과한 삶을 살 때 과연 " 나의 집착은 무엇인가?" 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물질로부터 자유를 찾고 간단한 삶을 살기위해서는,

1. 내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가를 알고, 2.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 3. 쓸데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며 , 4. 마지막으로 내가 살아 가고 있는 행적을 지속적으로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전 강의 후에 참가자들은 약 1 시간 동안 "내 삶을 돌아보며 영적이나 물질적으로 가난했기 때문에 받은 상처 속에서하느님께서  어떻게 나와 함께 머무르셨나?" 라는 성찰질문으로 침묵속에서 개인적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점심 식사 후 시작된 오후 강의에서 소피아 수녀는 가난이 이냐시오 영성 안에서 어떻게 가시화 되어 있는지를 이해하기 쉽고 유머러스한  분위기속에서 풀어나갔다 .

이냐시오의 가난의 영성은 1) 벌거벗고 태어난 아기 예수님처럼 어떻게 가난이 우리의 약점과 무력함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가를 이해하고, 2)그러한 악 조건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 세상의 아름다움을 증거하는 삶을 살도록 식별하며, 3) 매 순간의 선택이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 안에서 의식적으로 행하는 선택이여야 한다고 나타나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명을 받아 사도직을  행하는 공동체에 속한 우리는 간단한 삶, 공명 정대한 선택, 그리고 가난한 사람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하는 증거자로 세상을 살아야 하며, 우리 자신이 모두 사랑 받는 죄인임을 깊이 깨닫고 나의 부서짐과 깨짐을 통해 그리스도의 빛이 세상으로 나갈 때 하느님의 뜻이 세상에서 실현됨을 강조하는 CLC 공동체의 영성에 대한 강의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소피아 수녀는 이냐시오 영성 속에서의  가난은 "자유" 그 자체인데, 그것은 가진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약하면 약할 수록 자유로워짐을 뜻하며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을 때 ,오직 하느님의 사랑만이 나를 지탱해 주는것을 이해하는 그 순간 비로서 가난하고 간단한 삶의 가치로움을 알고 감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후연 야고보신부( 메이플우드 성당 주임)의 집전으로  행해진 미사중에  지난 해부터 서약을 준비해 온 서약자들의 서약식이 있었다. 1 명의  종신서약, 12명의 유기서약, 그리고 21명의 유기서약 갱신자들의 서약식이 치루어졌고 야고보신부는 예수님께 끝까지 함께 가는 여정에 힘을 주는 것은 공동체임을 다시 한 번 상기 시켰다. 특히 서약식에 참석한 앤 마리 브레난(AnnMarie Brannan) 세계 CLC 상임의원은 유럽, 아프리카, 중동등 세계 공동체의 축하 메세지를 전달했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성령과 함께 일상의 삶을 충실히 사는 한인 공동체원들께 감사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박귀선 요세피나( St. Lawrence 성당, 필라델피아) 는 수녀님의 경쾌한 강의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영성을 쉽게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 주었으며, 처음 참석한 이냐시오 영성 피정이 좋은 경험이였다고 말했다. 김미화 도미니카 ( 프린스톤 성당, CLC 엠마오공동체) 는 유기 서약자로서 참석한 피정이 감동적이었고 이곳에 불러 주심에 감사하다고 피정 소감을 밝혔다.

이냐시오 영성 연 침묵피정은 오는 8월 10일(수)부터 14(일) 까지 뉴져지 모리스타운  로욜라 피정의 집(Loyola House of Retreat, Morristown, NJ)에서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