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여/김영근 바다여! 너처럼 역사를 대신하여 살아가는 존재가 또 있었던가 묻노라 짭짤한 미각에 꿈꾸듯 바람과 함께 영혼을 남국으로 인도하여 자유, 사랑, 희망을 일깨우니 출렁이는 서해에서 해국(海菊)으로 피어 호국의 넋으로 남아있는 젊은 장병에게 하염없는 위로의 애정을 보내노라 막힘없이 남북을 오가는 해류여! 우린 먼 옛날부터 하나였거늘 동족의 심장을 향해 총포를 겨누는 저 야만의 이념 앞에 끝없는 동정을 보내노라 바다여! 분단의 상처와 미움을 씻어내고 북녘 땅에 짙푸른 색감으로 자유와 평화를 물들여다오 동족이 왜 평화를 갈망하며 살아야하는지를 끝없는 물길의 언어로 외쳐다오 사랑하는 서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