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일입니다
며칠 전 저녁에 가까운 성당에 들러 감실방에 앉았습니다
얼마나 되었을까... 기도를 드린다고 앉아 있는데 제 오른 쪽으로 누가 들어와 무릎을 꿇는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을 뜨고 곁을 보니  우리 주교님께서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 주교님이 오셨네'하고 다시 기도를 하려는데 제 안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주교님께서 거기 계시다는 사실이 제가 거기 앉아 있슴을 훨씬 더 중요한 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더 거룩한 자리인듯, 더 특별한 시간인듯....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예수님께 돌아오려는데 갑자기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감실 앞에 앉아 있었지만 예수님하고 함께 하고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적어도 제 편에서는...
주교님은 저를 만나러 오신 것도 아니고 저를 알지도 못하시는데
저를 만나러 오셨고 저를 환히 보고 계신 예수님은 속으로 딴전만 부리고 있는 제 앞에 묵묵히 계셨습니다.
예수님을 내안에서 만나기가 이렇게도 어려운 제 자신을 놓고 몹시도 어리둥절했던 저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