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엄청나게 왔습니다. 허벅지까지 차는 곳이 많은곳을 보니 넉넉히
2 피트는 되는것 같군요.  꼭 23년전 오늘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맛보았던
미제 폭설이 기억납니다. 그때도 눈이 2피트는 내렸던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때 대학기숙사에 있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고 경이로울 정도로
많이 내린 눈을 보며 탄복을 하였습니다. '대단하다...'
바깥으로 나가는 문을 열 수 없기도 하였거니와 그 많은 눈을 헤치고
200미터나 떨어져 있는 식당까지 간다는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학생 라운지에 앉아 눈구경만 했지요.  
오후가 되어 그 전날 저녁에 뉴욕의 집으로 떠난 친구들이 되돌아 왔는데
어째 일찍 돌아왔느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한시간떨어진
하이웨이에서 밤새도록 갇혀있다가
돌아오는길이라고 하더군요.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면 귀찮은 마음이 드는 것보다
오히려 풍성해 지는 것은 아마 눈송이가 주는
느낌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폭우는 그 위력에 눌려 지레 두려움에 빠지지만
여리고 부서지기 쉬운 눈송이에는
마음의 방어가 풀어지기 때문인지...

눈 덕분에 집에 꼼짝없이 갇혀서 미사도 못가고
뜨거운 차를 마시며 끄적거렸습니다.